더 로드

감상문 2009. 2. 1. 20:29


코맥 매카시의 2006년작 더 로드(The Road)

올해들어 처음 읽은 책이다.
점심시간에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 들러서 종종 만지작 거리다 만 책인데 뜻하지 않게 설연휴 기차역에서 사들고 하루만에 읽어 버렸다.

'성서에 비견되었던 소설'이라는 표지의 홍보문구, 그리고 암울한 스토리라는 것만 보고 스릴러나 그와 비슷한 류의 소설일 것이려니 생각했었다.  특히 2003년에 나왔던 프랑스 영화 '더 로드'도 기억 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영화와 이 소설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런데...  스릴러도, 추리, 공포소설도 아니다.
어떤 이유로 문명이 파괴되고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 어느 지역에서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소설 전체는 하나의 플롯으로 진행이 되고 아버지와 아들 외 특별한 등장인물이랄 것도 없다.  게다가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조차 나오질 않는다.  그냥 사내, 그리고 소년이라고 칭해지는 그들이 전부다.  그렇기에 지구 상에 존재하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들이 될 수 있다.

썩 호감이 가지 않는 책표지 디자인과는 달리  한 번 손에 잡으니 책을 놓지 못할만큼 흡입력이 대단하다.  근래 읽었던 책, 소설 중에서 가장 몰두하면서 읽었던 것 같고 간만에 책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인간사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관계이자 본능.  부모와 자식,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 속에서 황량하기 그지 없는 세상에 자식을 남겨두고 언젠가는 떠날 수 밖에 없는 모든 부모,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랄까...  자신 역시 그렇게 강하지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아들을 지켜주고 책임져줘야 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 돌봄의 과정 속에서 하나 둘 씩 자식의 홀로서기를 가르치고 일깨워주는 그것.  때로는 그 자식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망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어찌보면 어린 자식과 커버린 아버지라는 존재가 상호 가지게 되는 숙제이자 밟아 나가야하는 전철이라는 것.

물론 이야기의 맨 처음과 그 뒤가 생략된 것 같은 아쉬움, 잘 읽혀 내려감과는 다른 무미건조함, 어찌보면 많은 부분을 책을 읽는 이들의 상상과 느낌에 맡겨두고 있기도 하지만 1만원이 조금 넘는 책값과 읽어가는 시간의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내용 그대로를 받아들여가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가슴에 남겨지는 그것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아버지, 그리고 자식.  서로를 바라보고 이 세상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함께 해나갈 수 있는 것들, 특히 자식의 위치에 있던 내가 언젠가 되어야 할 아버지라는 모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지금 세상에 공존하고 있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그 어떤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질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묘미는 충분한 것이다.      
 

*단, 책 표지의 '320페이지의 절망, 단 한 줄의 가장 아름다운 희망'이라는 문구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미국 현지에서는 성서에 비견된다는 문구도 있는데 성서를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할 순 없다)  어디까지나 이 문구는 홍보성 멘트로 보고 넘기는게 좋을 것 같다.

AND


회사 업무 차 중국 상하이를 두 번째로 방문했다.
첫 번째는 2008년 추석 때 갔었는데 그것도 추석연휴에 맞춰 대만 타이페이에 놀러 갔다가 회사일로 추석 당일 인천공항에 들어와서 바로 상하이로 갔었다.  그 때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그냥 본래 목적에 걸맞게 볼일만 열심히(?) 보고 돌아왔다.

상하이만을 보고 중국 전체를 평할 순 없겠지만 두 번의 방문에서 느낀 점은 확실히 대국임에는 틀림없다는 것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라는 것이다.  사실 작년 여름 미국에 갔을 때 느꼈던 정갈하고 완성된 대국의 느낌과는 또다른, 넓은 땅덩어리 그리고 아직 완료되지 않은 성장과 발전의 기회와 가능성, 그 분주함과 투박스러움이 부럽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푸동의 호텔방에서 바라본 바깥 전경.
강 건너 즐비한 타워크레인이 한창 발전 중인 중국을 상징하는 듯하다.


난징루의 밤거리...

정말이지 멋진 거리다.  넓직하니 펼쳐진 그 화려한 야경하며...

처음 갔을 때 제대로 보질 못했던 와이탄.  여기도 야경 하나는 끝내주는 상하이의 명소란다.

동방명주. 방송탑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유치해 보이는 외관...

서울도 한강변에 이런 멋들어진 마천루들을 좀 세웠음 좋겠다.

개인적으로 상하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신천지.

상하이에서 외국인 대상의 관광명소로 작정하고 만든 곳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외국인들이 무지 많다.  건물외관 하며, 노천카페 등등 분위기가 중국이 아닌
서양 어느 도시의 길거리에 온 듯하다.


기념품 파는 곳인데 시에서 관리한단다.  가격도 정찰제고 가까이서는 사진도 못 찍게 했다. 
가격이 제법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배가 고파 들렀던 신천지의 어느 카페.  버거, 새우튀김, 케익, 샐러드, 맥주 등 배불리 먹었다.
가게가 반으로 나뉘어져 이 쪽은 레스토랑이고 옆 쪽은 바 형태로 되어있는데
마침 무대에서 밴드가 아바의 댄싱퀸을
부르고 있었던지라 분위기 완전 멋졌다.
맥주 들고 서서 박수치고 노래 따라 부르고...  손님의 90%가 서양인이었다. 


식당이름이 CHAMATE 였나?  뭔진 모르지만 두부가 중심이 된 음식인데 보기보다 맛은 괜찮았다.

내가 시킨 해물탕(?).  탕을 담은 냄비 안쪽에는 알콜램프 같이 작은 램프에서
불을 지피고 있다.  즉, 탕을 담은 냄비는
그 깊이가 매우 얕았고 따라서 양이 적었다... --;
그리고 밥 옆에 있는 갈색의 음식은 다진고기가 들어간 소스인데 밥에 비벼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

군만두도 시켜봤다.  속이 꽉 찬 것이 역시 맛있었다.

푸동의 회사사무실에서 내려다본 전경.

인정하긴 싫지만 아무리봐도 서울보다 더 화려하고 멋진 건물들로 가득찬 도시인 것 같다.

길거리의 차나 택시들은 낡은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택시.  --;

푸동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전에 함 찍에 봤다. 저 비행기를 탄 건 아니다.  --;

공항이 제법 컸다.  감도는 약했지만 무선인터넷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천장의 저 봉(?)들은 왜 꼽아 놓은건지?

 
AND

파이어폭스3

감상문 2009. 2. 1. 00:47

그간 IE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보니 파이어폭스, 크롬 등 새로운 브라우저가 언급이 되어도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미국인 직원과 같이 일하게 되면서 그 친구가 파이어폭스를 쓰는 것을 봤고 매우 날렵해 보이길래 반 충동적으로 설치를 해보았다. 

음...  일단 몇 시간 동안 써보면서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이긴 하지만...  딱 두 가지 빼고 다 맘에 든다.

우선, 익히 듣던대로 일부 웹사이트 내용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IE TAB을 설치했고 이 문제는 나름 해결되어 가는 것 같다.  어쨌든 한국의 웹사이트들이 워낙에 ActiveX,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보니 파이어폭스만으로 아무런 지장없이 인터넷을 즐기는 미국인 친구가 IE 천국인 우리 회사PC들에 대해 조금은 의아해 할 만도 하겠다.

그리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나름 계속 눈에 거슬리는...  커서.  왼쪽에 위치하는 커서가 매우 어색하다.  방법은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다는데 파이어폭스의 다른 장점들이 이 정도 어색함은 감내할 수 있게 해 줄 것 같기도 하다.


그 반면에 파이어폭스의 좋은 점.  우선 속도.  이것이야말로 파이어폭스가 IE와 확실히 구분되는 장점이다.  이때까지 매우 무거운 웹브라우저를 쓰고 있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대체 IE에는 뭐가 들어있길래?
그리고 마우스 드래그가 방지된 웹사이트 컨텐츠를 copy할 수 있다는 점. 또 웹사이트 이미지를 드래그앤드롭으로 PC로 저장할 수 있는 것.  파일 다운로드 인터페이스가 매우 편리하고 탭 기능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점도 좋다.  무엇보다도 테마, 메일 알림 등 다양한 플러그인 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손쉽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업무특성 상 웹서핑을 자주 해야하는데 앞으로는 파이어폭스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해 두고 필요할 때 IE를 꺼내 써야겠다.  이 때까지 막연히 인터넷 라인상태가 안좋아 브라우저 속도가 느린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문제는 딴데 있었던 게다.  어쨌든 IE 기반의 웹사이트가 많은 우리네 특성 상 짧은 시간 내에 그같은 웹사이트 제작환경이 바뀌는 것까지 바랄 순 없겠지만은 파이어폭스 같은 괜찮은 프로그램이 더 많이 알려지고 사용되어졌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mozilla에서 이 거슬리는 왼쪽 커서도 수정 해주지 않을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