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 뒀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고민과 갈등에 휩싸여 너무나 더딘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했었다.
내가 원한 이직결심이었고, 지금은 다른 회사에 와 있지만...
앞으로 사회생활을 해나가며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분의 상사를 떠나는 것이 너무나
죄송하고 아쉬웠다.
퇴사회식날, 그 두 분이 전해주신 몽블랑볼펜, 그리고 한 권의 책...
어느 정도 물질로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두 분과는 뭘 주고
받느냐를 떠나 내 마음을, 이러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내 진심에 대해 교감을 나누고 있기에
어떻게 보면 홀가분하게, 그리고 너무나 고맙게 선물을 받아 들였다.
한 분께는, 오랜 시간 선배로서 나를 인정해주고 아껴줬던 그 분께는
퇴사 1주일 전에 닌텐도DSL을 선물해 드렸다. 선물이라는게 그렇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물은 정말이지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게, 도리어 더 좋은 것을 못해드리는 것이
미안하기까지 했다. 집에 있는 애기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는 말을 전해들었을 때도 내 일처럼
기쁘고 흐뭇하기까지 했으니...
그리고 다른 한 분... 짧은 시간 뵌 분이기는 하지만 나에 대해 재빨리 알아봐주시고,
그 누구보다 나의 퇴사를 아쉬워했던 그 분께는... 사실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왜일까? 글쎄.. 아마도 지금 선물을 남기고 떠나기가 아쉬워서였던 가보다. 인연이 더 이어질
것이란 믿음에 그 인연이 다시 닿을 때 드려야 할 큰 선물을 그리고 있는 것도 같다.
조만간에 그 두 분께 소주 한 잔이라도 대접하면서 지금은 옛일이자 더이상 내 일은 아닌 그 곳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나의 이야기들을 나누어 봐야겠다. 한 걸음 떨어져 편안한 모습으로 말이다...